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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역한글, 개역개정 한글성경의 롬 3:25, 요일 2:2에 사용된 “화목제물”의 번역은 올바른가?

우리가 읽고 있는 개역한글이나 개역개정판 한글성경에는 번역 상 오류들이 생각보다 많다.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은 무오한데, 무슨 오류냐고 생각할 사람이 있는가? 무오설은 성경의 원전 상 무오를 말하는 것이지 번역본의 오류가 없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개역개정판 한글성경이 잠재적인 오류를 내포하고 있는 주된 이유는 초창기의 번역자들이 외국인 선교사들이었기 때문에 한국어의 미숙에서 왔을 수도 있고, 더 중요한 것은 20세기 초중반에 대부분 현재의 형태를 지니게 되었기 때문에 그 이후 언어학과 사본학 등의 발전된 연구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오류일 수도 있다.



그 유명한 사해사본이 발견된 해는 1947년도이다. 사해문서의 발견으로 성경 사본을 약 1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록 도왔다. 언어학이 발단하면서 그간 주석학적인 오류를 모르고 있다가 발견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단어와 개념의 혼동은 TDNT, TDOT의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James Barr의 이론이 나오기 전에는 이들 방대한 신학사전의 문제점을 몰랐다. 이제는 더욱 발단한 사본학적, 언어학적 지식을 성경번역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번역본의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주석학적인 훈련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적어도 단어의 의미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1) 그 단어의 사전적인 정의가 뭔지 살펴야 한다. 2) 그 단어가 성경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용례를 살펴야 한다. 3) 마지막으로 특정 문맥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가가 단어의 의미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하다.


어떤 사람(예, 칼빈)은 어원을 단어의 의미를 결정하는데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어원화의 오류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대 해석학에서 어원화는 심각한 오류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1. 로마서 3:25의 “화목제물”의 번역 문제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길이 참으시는 중에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려 하심이니”(롬 3:25).


Arndt & Gingich에 의하면 LXX에서 "힐라스테리온"은 주로 속죄소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는데, 이들 저자는 신약의 의미를 "속죄의 수단"이라는 의미로 일차적으로 정의한다. 개역한글, 개역개정 외에 대부분의 한글과 영어번역본들은 로마서 3:25의 "힐라스테리온"을 "속죄제물"이라는 의미로 번역하고 있다.


표준새번역, 새번역, 우리말성경, 바른성경이 이렇게 번역하고 있고, 영어성경도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내가 찾아본 대부분이 "속제제물"이란 의미로 번역하고 있다. "a sacrifice of atonement" (NIV; NRSV), "an expiation" (RSV), "a propitiation" (NASB, ESV) 등은 모두 "속죄제물"이란 번역이 가장 근접하다. 단지 propitiation이 달램, 화해의 뜻이 있지만 F. F. Bruce는 이 영어가 성경적인 의미를 함의하게 되어 "속죄제물"이란 의미로 쓰인 것으로 해석한다(Bruce, Romans, TOTC, 99-100).


롬 3:25에 사용된 단어가 구약의 "속죄제"와는 다른 용어를 사용하여 "속죄제물"이란 뜻을 전한다. 사실 LXX이 하타아트를 번역할 때 힐라스테리온을 사용하지 않고 하마르티아란 말을 사용한다. 롬 3:25에서 "속죄제물"이란 말로 번역한 것은 로마서 3장의 문맥상 그렇게 한 것이라고 본다. 이것이 Bruce를 포함하여 다수의 성경 번역본의 견해이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속죄제물로 주심으로써 의를 이루셨다는 내용이 로마서 3장의 핵심적인 내용이 아닌가?


2. 요한일서 2:2의 “화목제물”의 번역 문제


“그는 우리 죄를 위한 화목 제물이니 우리만 위할 뿐 아니요 온 세상의 죄를 위하심이라”(요일 2:2).


요일 2:2의 “힐라스모스”를 “화목제물”로 번역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영어번역본 어디에도 이런 식으로 번역하지 않는다. 번역은 번역이다. 배경 지식을 유추해서 번역에 넣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


이는 “속죄의 제사”(혹은 속죄제물)로 번역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헬라어 사전 Arndt & Gingrich에 의하면 힐라스모스의 2가지 주된 의미는 "속죄"(expiation, propitiation)와 속죄제(sin-offering)이다.


둘째 대부분의 영어성경이 이 사전적 정의를 따르고 있다. expiation(RSV), atoning sacrifice (NIV, NRSV), propitiation (ESV)이라고 번역하는데 이는 모두 속죄의 제사(혹은 속죄제물)라는 의미이다. WBC시리즈 저자인 Smalley도 atoning sacrifice로 번역하고 있다.


무엇보다 요한일서 2:2와 전후 문맥상 “속죄제물”로 번역하는 것이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와 세상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서 행하신 사역을 지칭하는 최상의 번역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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