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초록>
궁켈이 시편에 대한 양식비평적 연구를 주창한 이래로 시편 110편은 전형적인 제왕시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이 시가 시편이라는 책 안에 배치되었을 때, 이의 시편 안에서 문맥과 제2성전기에 쓰여진 종말론적 텍스트와의 장르상 유사성들 때문에 종말론적 시로 이해되었다. 시편 110편은 이의 문맥 속에서 다른 장르로 승격되었다. 시편이라는 거시적 문맥 속에서 전략적으로 배치된 제왕시들은 메시아의 취임(제2편)에서부터, 그의 왕국의 도덕성(제72편), 그의 고난과 거절(제89편), 그의 초기의 승리(제110편), 그의 통치(제132편),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최후의 전투와 이어서 오는 축복들(제144편)에 이르기까지 메시아와 그의 왕국에 대한 종말론적 메시지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시편 110편의 근접 문맥은 시편 108-118편인데, 여기서 3개의 다윗 시편들(108-110)이 하나의 하위단위이고 찬미시들(111-118)이 또 다른 하위단위이다. 세 편의 다윗 시들은 어휘적 연결들, 사슬구조 연결들, 주제상 연결들로 서로 연계되어 적들의 패배, 여호와의 구원과 언약과 같은 중요한 주제들을 보여준다. 이 시들은 주로 메시아가 그의 원수들과 치르는 종말론적 전쟁의 단계들과 연결되어 있다. 전쟁전 기도(108)와 전쟁전 제의적 저주(109) 이후에 시편 110편은 메시야가 적국들과 적왕들을 대항해서 치르는 실제적인 종말론적 전쟁을 묘사하고 있다. 메시야는 시편108-110편에 나오는 언약적 핵심어휘 hesed를 사용함으로써 야훼의 언약적 신실성에 기초해서 그의 도움을 호소한다. 시편110편에는 적들을 쳐부수는 실제적 과정이 다윗 언약의 성취의 관점에서 묘사되었다(삼하 7:11b-16). 시편110편에서 메시야는 적들을 패배시키고, 이어서 메시야의 종말론적 전쟁을 이끄신 야훼께 찬양의 찬가들(시편111-118편)을 드린다. 이 구조는 전략적으로 배치된 제왕시에 이어서 찬미시가 따라오는 구조와 일치한다. 그러므로 시편의 문맥 속에서 시편110편은 멜기세덱의 모형을 따라 종말론적 인물, 즉 메시아의 전쟁, 승리, 제사장적 역할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게다가 시편110편의 문예적 양상들은 특히 스가랴 9-14장, 요엘3-4장(MT), 에스겔 34-48장을 포함한 선지서에 나타난 대표적인 종말론적 텍스트들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시편110편의 종말론적 양상들은 이들 종말론적 텍스트들과 (편집/저작) 시기상, 어휘와 구절들, 주제와 모티프들, 스타일상 특성들, 마지막으로 내용과 신학에 있어서 일치한다. 이런 관점에서 시편110편은 아마 왕정초기에 쓰였지만, 스가랴서가 쓰일 당시에 이 특정한 문맥 속에 배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시편110편은 현재의 문맥 속에서 메시아적 시편 혹은 종말론적 시편으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 이 시는 메시아가 그의 적들과 대항하여 치르는 종말론적 전쟁으로 말미암아 시작될 “다가올 하나님 나라의 종말론적 비전”을 묘사하고 있다.
* "From a Royal Psalm to an Eschatological Psalm: The Changing Genre of Ps 110 in the Context of the Psalter," Korea Reformed Journal 19 (2011.9.30.), 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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