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초록>
시편 144편은 시편 8, 33편, 특히 18편과 같은 이전의 시편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시편 144편이 혼합된 양식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양식비평 주석가들을 당황케 했다. 양식비평은 본 시편의 저작 배경을 설명하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시편에 대한 구성적 접근은 시편 144편의 문맥에서 이전 시편들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밝혀주기 때문에 이의 저작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시편 제4-5권에 대한 구성적 접근은 주로 윌슨의 제왕시에 대한 견해와 이에 따른 시편의 편집 의도로 제안된 ‘야훼께 신뢰’라는 견해에 크게 의존해오고 있다. 윌슨은 시편 89편에서 다윗 언약이 실패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제4-5권에 나오는 다윗 언약의 발전이나 이의 종말론적 함의를 인식하는데 실패했다. 한국에서 김희석도 바로 윌슨의 이 견해에 의존해서 시편 144편을 최근에 분석한 바가 있다.
필자는 박사학위논문에서 윌슨의 다윗 언약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 도전하고 제4-5권에 나오는 제왕시들(110, 132, 144편)이 전략적으로 배치된 사실을 밝혔다. 이를 통해 필자는 제4-5권에 나오는 제왕시들의 종말론적 해석을 향한 문을 열게 되었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시편 144편이 대표적인 종말론 텍스트인 스가랴 14장과 다양한 문예적 유사성을 보이는 점에 착안하여, 스가랴 14장이 시편 144편의 저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시편 144편이 시편 18편을 사용하는 방식을 보면 스가랴 14장이 영향을 미친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스가랴 14장이 전쟁 이미지와 종말론적 복의 이미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데, 이 점이 시편 144편의 기자가 시편 18편의 전쟁의 이미지를 변형해 사용한 점과 이어서 스가랴 14장의 모델을 따라 종말론적 복이란 상이한 주제를 함께 다루게 된 배경이라고 본다. 시편 144편은 시편의 마지막에 나오는 제왕시로서 전략적으로 현재의 위치에 배치되어 있는데(시편 135-145편 그룹의 거의 마지막에 배치되어 있고 이어서 송영시가 따라오는 구조), 이는 스가랴 14장의 모델을 따라 야훼의 지도하에 메시아의 종말론적인 전쟁과 승리, 그리고 그 이후의 축복이라는 종말론적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배치된 것으로 본다.
* "시편 144편의 전략적 배열의 관점에서 본 저작 배경", 「구약논단」 제21권3호(통권57집) (2015.9.30.), 6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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